오구 (2003)
2004년 9월 23일 6:30 PM
유연택/김민향, 드라마, 2003, 95분
한적하고 조용한 마을에 갑작스레 벌어진 소동! 경상남도 밀양의 평화롭고 한적한 마을. 햇빛이 따갑게 내리쬐던 어느 한가로운 오후, 강물에서 솟아오른 알몸의 세 남자가 거리를 어슬렁거리며 사람들을 놀라게 하다가 황씨 할매집으로 향한다. 그리고 얼마 후, 낮잠에서 깨어난 할매는 갑작스레 꿈속에서 돌아가신 할배가 소를 타고 왔다고 말하며 며칠을 곰곰이 생각한 후 아들 며느리에게 시집을 보내달라고 부탁한다. 장롱 깊이 감추어두었던 통장을 보이며 진지하게 시집을 가겠다는 말에 자식들은 깜짝 놀라고 동네 어른들은 각양각색의 반응을 보인다. 황씨 할매가 시집을 간대요~! 저승길을 눈앞에 둔 78세의 노인이 난데없이 시집을 보내달라고 하자 수하들은 남세스럽다고 손사래를 치지만 막무가내식의 고집을 꺾을 수가 없다. 할매가 말하는 시집은 저승의 오구 대왕과 혼례를 치른다는 뜻의 산오구굿(사혼식ㆍ死婚式)을 일컫는 것으로 남편이 꿈 속에서 자신을 부르러 왔다는 것이다. 혹시 강물에서 솟아오른 그 세 명의 남자가 바로 황씨 할매를 부르러 온 인물인지도 모를 일이다. 굿을 통해 드러나는 마을의 놀라운 비밀! 할매가 오랜 친구인 무당 석출을 찾아가 부탁하자 석출은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나 굿판에 함께 나서야 할 미연 등 석출의 자녀들은 무당 자식이라는 놀림이 싫어 그동안 잊고 살았는데 새삼스럽게 웬 굿이냐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한 집안인 동네 사람들도 개명한 마을에 굿판은 말도 안된다고 완강히 막아나선다. 우여곡절 끝에 굿은 시작됐지만 한창 신명이 오를 무렵 동네 어른이 청년들과 함께 나타나 굿판을 뒤엎는다. 이때 미연이 이 마을을 떠나게 된 비밀을 폭로하고 할매는 죽은 아들 용택이 나타났다고 말하며 혼절한다. 저승사자 가운데 한 명이 용택의 혼령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