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크리스마스

2012년 12월 11일 (화) 오후 7시

트라이베카 시네마
(54 Varick St. NYC)


뉴욕한국문화원(원장 이우성)은 ‘2012 한국영화의 밤’의 일곱 번째 시리즈 ‘영화와 함께하는 크리스마스(Deck the Halls: It’s Christmas in Korea!)’로 정하고 마지막 영화로 심은하, 한석규, 신구, 이한위, 전미선 주연, 허진호 감독의 <8월의 크리스마스(Christmas in August, 1998, 97분)>를 오는 12월 11일(화), 저녁 7시에 트라이베카 시네마 극장에서 무료로 상영한다.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는 제목이 왜 8월의 크리스마스일까? 크리스마스는 혼자서 즐기지 못하는 대표적인 연인들의 축제다. 90년대 후반은 무너져 가는 경제 구조로 많은 사람들이 허덕이던 시점이었다. 8월의 크리스마스는 점점 야박해지기만 하는 사람들의 감성과 자극적인 이야기에 지친 이들의 마음속에 서서히 물들어가는 빗방울처럼 다가섰던 영화다. 죽음에 대한 공포나 사라져가는 인연에 따르는 안타까움, 그리고 시대를 초월해 끊임없이 이어져 내려오는 이야깃거리인 사랑이라는 소재가 겹쳐졌기 때문에 이렇게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었던 것 같다. 

정원(한석규 분)은 겨울까지 살아서 축제의 기쁨을 느낄 수 없는 사람이다. 그에게 8월은 삶의 마지막 순간이며 다시 오지 않을 하루다. 그러나 다림(심은하 분)이 정원에게 다가오는 순간 세상에는 마치 사람들을 축복해 주는 하얀 눈송이처럼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길지 않은 러닝타임 동안 꽤 자주 쏟아지는 빗방울은 두 사람만의 축제, 즉 정원이 자신에게는 찾아오지 않을 거라고 여겼던 크리스마스를 의미한다. 그에게는 바로 지금 이 순간이 크리스마스인 것이다. 

누구나 다 사랑을 한다. 그리고 누구나 다 이별을 겪는다. 남는 것은 추억뿐이다. 추억을 간직하는 사람보다 더 행복한 사람이 있다면, 사랑을 품고 떠나는 이 정도일 것이다.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는 술김에 아무렇지도 않게 꺼내는 친구의 사랑 이야기처럼 가슴 아리게 다가왔던 영화다. 

한편,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는 한국영상자료원은 지난 9월 홈페이지를 방문한 네티즌을 대상으로 '1990년대 후반 개봉한 한국영화 중 다시 보고 싶은 영화'를 물은 결과, <8월의 크리스마스>가 가장 많은 표를 얻어 1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또한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는 ‘제19회 청룡영화상‘에서 최우수작품상, 여우주연상, 촬영상, 신인감독상을 ’제36회 대종상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 시나리오상, 신인감독상 최우수작품상을, ’제34회 백상예술대상‘ 영화 여자최우수연기상, 작품상 등을 휩쓸었던 이 영화는 허진호 감독의 데뷔작이자 유영길 촬영감독의 유작으로 절제된 감정표현과 아름다운 영상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2012 한국영화의 밤’ 전체 프로그램 관람료는 무료이며 영어 자막 서비스가 제공된다. 영화 상영 장소는 트라이베카 시네마 극장(54 Varick St., NYC / ☎ 212-941-2001)이며, 관람은 선착순이다. 기타 문의는 한국문화원(☎ 212-759-9550, ext.#207)으로 하면 된다. 

■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줄거리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나는 긴 시간이 필요한 사랑을 하고 있다. | 크리스마스 카드처럼... 짧지만 아름다운 사랑 

서울 변두리에서 작은 사진관을 운영하고 있는 삼십대 중반의 정원(한석규 분)은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상태이지만 모든 것을 받아들인 그의 일상은 지극히 담담할 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생기발랄한 주차단속원 다림(심은하 분)을 만난 후 그는 미묘한 감정의 동요를 느낀다. 매일 비슷한 시간에 사진관 앞을 지나며 단속한 차량의 사진을 맡기는 다림. 여름날 한낮의 더위에 지친 모습으로 들어서서 주차 단속 중에 있었던 불쾌한 일들을 털어놓기도 하는 그녀가 정원은 마냥 예쁘기만 하다. 

그러나 하루하루 죽음에 다가서고 있는 정원은 이제 막 삶을 시작하는 스무살 초반의 그녀와 긴 얘기를 엮어갈 수 없음을 알고 있기에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지 못한다. 결국 정원은 아름다운 추억을 지닌채 조용히 눈을 감고 사진관에는 예쁜 미소를 짓고 있는 다림의 사진만이 남는다.

Miro Y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