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고고학

2006년 3월 2일 - 4월 5일

Gallery Korea

오프닝 리셉션 : 3월 2일


스테파니 쟝쟝(Stephanie Jeanjean)과 김윤경(Yunkyoung Kim)이 공동으로 기획한 멀티미디어 전시 <뉴욕의 고고학>은 뉴욕이라는 장소를 공유하고 있는 7명의 작가들, 권자연(Jayeon Kwon, 한국, 1972년생, 사진설치), 윤정미(Jeongmee Yoon, 한국, 1969년생, 사진), 마리아나 비에가스(Mariana Viegas, 포르투갈, 1969년생, 사진 & 비디오), 타마라 거버넷(Tamara Gubernat, 미국, 1977년생, 사진설치), 알렉시스 라스킨(Alexis Raskin, 미국, 1971년생, 비디오), 가브리엘 벤디너-비아니(Gabrielle Bendiner-Vianni, 미국, 1976년생, 웹 데이타베이스), 자코 하이키라(Jaakko Heikkila, 핀란드, 1956년생, 사진)의 작업 총 16점을 보여준다.

예민한 감수성을 지닌 작가들에게 있어 뉴욕은 현실인 동시에 허구인, 실재하는 장소이면서 동시에 비실재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늘 작가들의 감수성을 유혹하는 모호한 현상들, 눈에 보이는 현상 이면에 존재하는 보이지 않은 것들, 의식적이지 않은 것들… 어쩌면 이러한 모든 것들의 집합체가 바로 뉴욕이라는 도시가 아닐까하는 의문이 이 프로젝트의 출발점이 되었다. 

뉴욕의 고고학은 고고학적 방법의 시각적 등가물로서 “시각적 발굴”이라 명명한 방법론을 제안한다. 이러한 방법은 뉴욕이라는 도시의 일상으로부터 정보를 발견해내고, 역사를 드러내며, 개개인의 기억과 무의식을 재구성함으로써 고고학적 접근법을 전시에 적용하게 된다. 

고고학자들이 작업하는 것과 같이, 작가들은 뉴욕이라는 도시에서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혹은 가려져 있는 징후들을 탐구하고 관찰하고 기록하고 드러냄으로써 이 프로젝트에 관여해왔다. 그들은 뉴욕이 지니고 있는 서로 다른 이야기들을 드러내는 사진, 설치, 비디오 등을 통해 자신들만의 시각으로 이러한 징후들을 복원해내고자 한다. 

마치 고고학자들이 그러하듯이, 작가들 역시 일정한 거리를 두고 뉴욕을 응시한다. 그러나 이들의 시선은 고고학자들이 흔히 그러하듯이 시간적인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과는 이질적인 것을 발굴해내는 외부 관찰자로서의 지리적, 문화적인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 그들은 강박적이고 과학적인 태도로, 그렇지만, 보다 시적(詩的)인 시선으로 도시를 관찰하고, 뉴욕이 지니고 있는 특징 중 하나인 문화적 다양성에 대해 역설한다. 그리고, 그러한 과정에서 작가들 역시 그 일부가 되어간다.

마리아나 비에가스는 뉴욕이라는 도시의 세련됨 속에서 발견되는 자연의 흔적으로서의 정원과 공원을 사진과 비디오를 통해 세심히 탐색하고 수집하는 작업을 보여준다. 다양하면서도 독특한 양상으로 뉴욕의 일상 곳곳에서 발견되는 성조기를 사진작업으로 보여주는 윤정미는 미국을 상징하는 성조기의 이면에서 발견되는 특정한 이데올로기의 형태에 주목한다. 권자연의 Pretend Series (2006)는 건축물의 외관, 특히 오래된 건축물의 벽에 남겨진 지나간 시간의 흔적들을 기록한 사진들로 도시의 기억을 재구성하는 설치작업을 보여준다. 타마라 거버넷은 뉴욕이라는 특정한 지역의 정체성과 자취들을 탐색하는 작업을 통해 평면적인 사진의 가능성을 확장해나간다. 가브리엘 벤디너-비아니는10여년의 시간동안 작가 자신이 뉴욕 지역에서 발견하고 수집해온 익명의 사진들과 이것을 컴퓨터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한 독특한 아카이브 작업 Lost & Found(1993-2006)을 선보인다. 자코 하이키라는 할렘에 살고 있는 주민들을 그들의 거실이나 방에서 촬영한 사진연작을 통해 특정한 지역의 같은 거리에 살고 있는 주민들의 사적인 영역을 탐색하는 작업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알렉시스 라스킨은 뉴욕의 차이나타운에 살고 있는 중국 여인들의 내밀한 개인적 이야기들을 담은 비디오 작업 Chinese Dishes (2006)를 선보인다. 

스테파니 쟝쟝과 김윤경은 2006년 2월 코넬대학교(Cornell University, Ithaca, New York) 미술사/고고학과가 주최한 심포지움 “On Edge: Visual Culture across Boundaries”에서 자신들의 전시 프로젝트 뉴욕의 고고학에 대해 발표하였다. 이 전시 프로젝트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2006년 문예진흥기금 문화예술국제교류부문 지원사업으로 선정되었으며, 전시 카탈로그는 2006년 중에 출판될 예정이다. 

현재 뉴욕 시립대학교(Graduate Center of CUNY) 미술사학과 박사과정에 재학중이며, 시티칼리지(City College of CUNY)에서 미술사를 강의하고 있는 스테파니 쟝쟝은 Art Press, Chronic’art, Hors d’Oeuvre 등의 프랑스 잡지와 신문에 현대미술에 관한 글들을 기고하고 있다. 2005년 Atlanta에서 열린 CAA Annual Conference에서 논문 “Societal Behavior Suggested by Artists from the 1950s to Today”를 발표했고, 최근에는 Lionel Bovier 와 함께 편집한 책 Deux ou trois choses que je sais d’elle... Ecrits et entretiens 1966-2003 (a collection of writings and interviews by Olivier Mosset)가 MAMCO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 Geneva, Switzerland)에서 출간되었다. 2004년 Atheneum과 Galerie Interface (Dijon, France)에서는 뉴욕에서 활동하는 작가 China Blue의 개인전을 기획했으며, 2006년 1월에는 NUTUREart (Brooklyn, New York)에서 멀티미디어 그룹전 “Once Upon a Time 1”을 기획했다. 

뉴욕 시립대학교(Graduate Center of CUNY) 미술사학과 박사과정에 재학중인 김윤경은 “도심 속 오아시스를 꿈꾸며: 뉴욕의 공공미술”(2004년 9월), “26년을 기다려온 16일 간의 샤프론빛 꿈: 뉴욕 센트럴파크에서 열린 크리스토와 잔느-클로드의 <더 게이츠> 프로젝트”(2005년 3월) 등의 글을 미술전문지 아트인컬쳐에 기고했으며, 뉴욕에서 활동중인 젊은 작가들을 지면을 통해 꾸준히 소개하고 있다. 2004년 11월, 현대미술사학회가 주최한 심포지움 “공공포럼으로서의 미술”에서 발표한 논문 “공공미술, 또 하나의 접근법: <행동하는 문화> 사례를 중심으로”는 현대미술사연구 16집에 수록되었고, 2005년 11월에는 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서울)에서 열렸던 낸시 황(Nancy Hwang)의 개인전 카탈로그 낸시 황: 호스트에 “만나서 반갑습니다”라는 글을 실었다. 브레인 팩토리(서울)를 위해 기획한 전시 “공(空)”이 2006년 10월에 열릴 예정이다.

Miro Y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