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남자

2012년 5월 15일 (화) 오후 7시

트라이베카 시네마
(54 Varick St. NYC)


뉴욕한국문화원(원장 이우성)은 “2012 한국영화의 밤(Korean Movie Night)” 세 번째 시리즈 ‘에픽 로맨스(Epic Romance)'의 두번째 상영 영화로 감우성, 정진영, 이준기, 유해진, 강성연 주연, 이준익 감독의 <왕의 남자(King and the Clown, 2005)>를 오는 5월 15일(화) 저녁 7시, 트라이베카 시네마 극장에서 무료로 상영한다. 

영화 <왕의 남자>는 조선 최초 궁중광대들의 화려한 한판극으로 조선시대 연산조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광대'라는 새로운 캐릭터를 내세워 독특한 영화적 상상력을 풀어낸다. 절대권력자 왕을 희롱하는 신명나는 광대 놀이판, 풍자와 해학의 주체인 광대들을 보며 왕 자신이 원하는 인물상, 삶의 모습을 투영하면서 대리만족과 공감대를 형성한다. 또한 왕궁에서 벌이는 광대들의 한바탕 놀이를 통해 역사 속에 폭군으로 기록된 연산군을 임금 연산군보다는 '인간 연산군'을 재조명하고, 세상을 다 가질 수 있었던 왕뿐만 아니라 현대인들이 가장 원하는 자유로운 삶의 모습을 광대들을 통해 과거를 배경으로 이색적인 영화적 재미로 그려냈다. 

재치 있는 말장난과 음담패설, 성대모사로 언어유희의 절정을 보여주는 광대놀이는 그들이 폭력에 저항하는 방식이자 삶을 표현하는 유일한 수단이었다. 특히, 광대들이 궁중을 뒤흔들며 선보이는 궁중연회의 역동적인 놀이판은 세상을 희롱하는 동시에 광대들 자신을 아슬아슬한 운명으로 몰아넣는 희열과 파란의 명장면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을 것이다. 

영화 <왕의 남자>에서 주연과 조연을 가리지 않고, 모든 배우들이 보여주는 몸을 아끼지 않은 열연은 <왕의 남자>의 진정성을 살찌우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가 되고 있다. 풋풋함을 앞세우며 짙은 화장 속에 많은 의미가 담긴 미소와 한줄기 눈물을 흘리던 '공길' 역의 이준기는 물론이고, 삶의 허무란 허무는 모두 느끼고 있는 '인간 연산군'을 연기한 정진영, 그리고 본분을 지키는 광대 '장생' 역의 감우성, '육갑' 역의 유해진 등은 필사적인 연기로 이 애틋한 이야기를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한편, 영화 <왕의 남자>는 ‘제43회 대종상영화제’, ‘제42회 백상예술대상’, ‘제3회 맥스무비 최고의 영화상’ 등에서 최우수작품상, 영화대상, 최고의 예고편상 등을, 이준익 감독은 최우수감독상, 최고의 감독상 등을 수상했다. <왕의 남자>의 주연배우 감우성, 유해진, 강성연, 이준기는 ‘제43회 대종상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 여자인기상, 신인남우상 등 각각 수상했으며, 특히 배우 이준기는 ‘대종상영화제’는 물론 ‘제5회 대한민국 영화대상’, ‘제42회 백상예술대상’ 등에서 신인남우상, 영화 남자신인연기상, 최고의 남자조연배우상 등 각종 신인상을 수상한 바 있다. 

‘2012 한국영화의 밤’의 세 번째 시리즈 ‘에픽 로맨스(Epic Romance)'의 다음 상영 영화로 한석규, 이범수, 김민정 주연, 김대우 감독의 <음란서생(Forbidden Quest, 2006)>을 오는 6월 5일(화) 저녁 7시에 상영할 계획이다. 

‘2012 한국영화의 밤’ 전체 프로그램 관람료는 무료이며 영어 자막 서비스가 제공된다. 영화 상영 장소는 트라이베카 시네마 극장(54 Varick St., NYC / ☎ 212-941-2001)이며, 관람은 선착순이다. 기타 문의는 한국문화원(☎ 212-759-9550, ext.#207)으로 하면 된다. 

■ 영화 <왕의 남자(King and the Clown)> 줄거리 

조선 최초의 궁중광대극 / 질투와 열망이 부른 피의 비극이 시작된다! / 아름다운 욕망, 화려한 비극 / 조선 최초의 궁중광대, 왕을 가지고 놀다

조선시대 연산조. 남사당패의 광대 장생(감우성 분)은 힘있는 양반들에게 농락당하던 생활을 거부하고, 자신의 하나뿐인 친구이자 최고의 동료인 공길(이준기 분)과 보다 큰 놀이판을 찾아 한양으로 올라온다. 타고난 재주와 카리스마로 놀이패 무리를 이끌게 된 장생은 공길과 함께 연산(정진영 분)과 그의 애첩인 녹수(강성연 분)를 풍자하는 놀이판을 벌여 한양의 명물이 된다. 공연은 대 성공을 이루지만, 그들은 왕을 희롱한 죄로 의금부로 끌려간다. 

의금부에서 문초에 시달리던 장생은 특유의 당당함을 발휘해 왕을 웃겨 보이겠다고 호언장담하지만 막상 왕 앞에서 공연을 시작하자 모든 광대들이 얼어붙는다. 장생 역시 극도의 긴장감 속에서 왕을 웃기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하지만 왕은 꿈쩍도 하지 않고... 바로 그 때 얌전하기만 한 공길이 기지를 발휘해 특유의 앙칼진 연기를 선보이자 왕은 못 참겠다는 듯이 크게 웃어버린다. 이들의 공연에 흡족한 왕은 궁 내에 광대들의 거처, 희락원(喜樂園)을 마련해 준다. 

궁에 들어온 광대들은 신바람이 나서 탐관오리의 비리를 풍자하는 공연을 선보이고, 왕은 즐거워한다. 하지만 중신들의 분위기가 싸늘함을 감지한 왕이 중신 중 한 명을 웃지 않는다며 탐관오리라는 명목으로 형벌을 내리고 연회장엔 긴장감이 감돈다. 

연이은 연회에서 광대들은 여인들의 암투로 인해 왕이 후궁에게 사약을 내리는 경극을 연기하고, 연산은 같은 이유로 왕에게 사약을 받았던 생모 폐비 윤씨를 상기하며 진노하여 그 자리에서 선왕의 여자들을 칼로 베어 죽게 한다. 공연을 할 때마다 궁이 피바다로 변하자, 흥을 잃은 장생은 궁을 떠나겠다고 하지만 공길은 알 수 없는 이유로 남겠다고 한다. 그 사이 왕에 반발한 중신들은 광대를 쫓기 위한 음모를 꾸미고 왕의 관심을 광대에게 빼앗겼다는 질투심에 휩싸인 녹수 역시 은밀한 계략을 꾸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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