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창제 정신과 원리
1. 한글의 창제 정신
조선시대 제4대 임금인 세종대왕은 1443년에 과학적인 문자체계인 ‘훈민정음’을 만들었다. 당시 조선은 어려운 한자를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일반 백성은 글로는 자신의 생각을 전할 수 없는 답답한 생활을 해야 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세종대왕은 발음기관의 형상과 천지인의 모양을 바탕으로 새로운 자음과 모음 체계를 만들었다. 총 28개의 글자만으로 백성들이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훈민정음’은 언제부터 ‘한글’로 불리기 시작했을까? 기록에 따르면 1910년대 초반부터 ‘한글’이라는 이름이 사용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훈민정음’이 만들어지고 한동안은 ‘정음’, ‘언문’, ‘반절’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렸다. 1894년 갑오개혁 이후에 비로소 나라의 글자임을 뜻하는 ‘국문’으로 불리기도 했다. ‘한글’이라는 이름은 1913년 학술단체인 조선언문회의 별칭이 ‘한글모’로 바뀐 데서 처음 시작됐다. 이후 1927년 조선어연구회에서 학술지 ‘한글’을 발행하고, 1928년 훈민정음 반포를 기념한 ‘가갸날’의 명칭을 ‘한글날’로 바꾸면서 ‘한글’이 점차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다.
2. 한글의 창제 원리
훈민정음을 구성하는 28개 글자 중에는 5개의 기본 자음 ㄱ, ㄴ, ㅁ, ㅅ, ㅇ과 3개의 기본 모음 ㆍ, ㅡ, ㅣ가 있다. 이 8개의 기본 글자에 획을 더하거나 기본 글자를 서로 합하여 나머지 글자를 만드는 것이다.
먼저 기본 자음 5개는 인간의 발음기관 모양을 바탕으로 만들었다. 여린입천장소리(아음) 글자 ‘ㄱ’은 혀뿌리가 목구멍을 막는 모양을, 혓소리(설음) 글자 ‘ㄴ’은 혀뿌리가 잇몸 위쪽에 닿은 모양을, 입술소리(순음) 글자 ‘ㅁ’은 입 또는 입술의 모양을, 잇소리(치음) ‘ㅅ’은 이의 모양을, 목구멍소리(후음) 글자 ‘ㅇ’은 목구멍의 모양을 본떠 만들었다. 이 5개의 기본 자음 글자에 소리의 강도가 세질수록 획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총 17개의 자음 글자를 만들었다. 예를 들어 기본 자음 ‘ㄴ[n]’이 있고 이보다 센 소리는 ‘ㄷ[d]’, 이보다 더 센 소리는 ‘ㅌ[t]’으로 만드는 방식이다.
다음으로 기본 모음 3개는 하늘(ㆍ), 땅(ㅡ), 사람(ㅣ)의 모양을 본떠 만들었다. 나머지 글자는 이 기본 모음을 조합하여 만들었다. 우선 기본 모음 ㅣ의 양옆에 ㆍ를 하나 결합하여 ㅏ, ㅓ를 만들고, 기본 모음 ㅡ의 위아래에 ㆍ를 하나 결합하여 ㅗ, ㅜ를 만들었다. 같은 방식으로 ㅣ와 ㅡ에 ㆍ를 한 번 더 붙이면 ㅑ, ㅕ, ㅛ, ㅠ가 만들어진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총 11개의 모음 글자를 만든 것이다. 이처럼 한글은 최소한은 기본 글자를 규칙적인 패턴으로 확장시킨 체계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배우기 쉽고 사용이 효율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