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발레단 <허난설헌–수월경화(水月鏡花)>

국립발레단 창작 발레 전막 온라인 상영회
뉴욕한국문화원⬝국립발레단⬝워싱턴한국문화원 공동주최

2021년 5월 7일(금) 오후 8시 ~ 5월 9일(일) 오후 8시
국립발레단 유튜브 채널에서 48시간 무료 상영


수월경화(水月鏡花)
물에 비친 달, 거울에 비친 꽃

조선 중기 천재 여류시인 허난설헌
무대 위에 펼쳐지는 아름답지만 가혹했던 그녀의 삶과 시

(1) 허난설헌수월경화_포스터(최종).jpg

뉴욕한국문화원, 국립발레단, 워싱턴한국문화원이 공동주최로 국립발레단을 대표하는 창작 발레 작품의 전막 온라인 상영회를 개최한다. 

첫번째 상영작은 2017년 초연된 <허난설헌–수월경화(水月鏡花)>로, 조선 중기의 천재 여성 시인이었던 허난설헌의 삶, 그리고 그녀의 시를 국악과 접목시킨 발레로 표현한 아름다운 작품이다. 

‘수월경화(水月鏡花)’는 ‘물에 비친 달과 거울에 비친 꽃’으로, 눈으로 볼 수는 있으나 손으로 잡을 수 없음을 뜻하며, 시적인 정취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훌륭함을 비유하는 사자성어이다. 

허난설헌은 여성의 재능을 인정하지 않는 시대와 자신을 평생 외롭게 내버려둔 남편, 몰락하는 친정, 일찍 떠나보낸 두 아이들에 대한 슬픔으로 점차 쇠약해지다 시로 자신의 죽음을 예언하고 세상을 떠난 비극적인 인물. 

향그러웠던 그녀 삶의 초기, 서서히 시들어가는 중기, 그리고 부용꽃 스물일곱 송이가 붉게 떨어지듯 쓸쓸하면서도 차갑게 마감된 그녀의 삶의 흐름이 안무가 강효형이 표현한 서정적이면서도 독특한 움직임으로 담겨있다. 

이번 작품에서는 허난설헌이 남긴 많은 글 중 “감우(感遇)”와 “몽유광상산(夢遊廣桑山)”을 무용으로 담아내어 주옥같은 허난설헌의 시와 삶을 전달하고자 한다.

  • 러닝타임: 60분

  • 초연: 2017년 5월

  • 안무: 강효형

  • 출연진: 신승원

Photo by BAKi


▲<허난설헌–수월경화(水月鏡花)> 작품소개

여성의 재능을 인정받기 어려웠던 조선 시대에 자신의 신념을 빼어난 글 솜씨로 풀어내 당대 문인들의 극찬을 받았던 천재 여류시인, 허난설헌(許蘭雪軒, 1563~1589). 

그녀가 남긴 많은 시 중에서 “감우(感遇)”와 “몽유광상산(夢遊廣桑山)”이 안무가 강효형의 섬세한 감성으로 무대 위에 다시 피어난다.

안무가 강효형은 ‘물에 비친 달, 거울에 비친 꽃’, 즉 눈으로 볼 수는 있으나 만질 수 없다는 뜻을 가진 사자성어 ‘수월경화(水月鏡花)’를 작품의 부제로 붙임으로써 “허난설헌의 시의 정취가 너무 훌륭해 이루 표현할 수 없다.”라는 의미를 작품에 담고자 하였다.

강효형은 두 작품 속에 등장하는 잎, 새, 난초, 바다, 부용꽃 등 다양한 소재를 무용수의 움직임으로 형상화하여 60분간의 강렬하고도 아름다운 드라마를 만들어 냈다.

<허난설헌-수월경화>에는 많은 장면들이 등장하는데 특히 여자 무용수들이 마치 병풍 앞에서 글을 써 내려가는 듯한 모습을 표현한 ‘난’ 장면과 허난설헌의 고향인 강릉 앞바다의 파도를 보고 영감을 얻어 안무한 ‘바다’ 장면은 역동적이고 강렬한 군무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또한 스물일곱 어린 나이에 삶을 마감한 허난설헌의 안타까운 삶을 시들어가는 꽃에 빗대어 표현한 마지막 ‘부용꽃’ 장면은 쓸쓸한 음악과 어우러져 관객들의 심금을 울리는 명장면이 될 것이다.  

▲<허난설헌–수월경화(水月鏡花)> 시놉시스


감우 (感遇 느낀 대로 노래한다)

하늘거리는 창가의 난초 가지와 잎 그리도 향그럽더니, 盈盈窓下蘭 枝葉何芬芳

가을바람 잎새에 한번 스치고 가자 슬프게도 찬 서리에 다 시들었네. 西風一被拂 零落悲秋霜

빼어난 그 모습은 이울어져도 맑은 향기만은 끝내 죽지 않아, 秀色縱凋悴 淸香終不死

그 모습 보면서 내 마음이 아파져 눈물이 흘러 옷소매를 적시네. 感物傷我心 涕淚沾衣袂


몽유광상산 (夢遊廣桑山 꿈속에 광상산에서 노닐다)

푸른 바닷물이 구슬 바다에 스며들고 碧海浸瑤海

푸른 난새는 채색 난새에게 기대었구나.碧海浸瑤海

부용꽃 스물일곱 송이가 붉게 떨어지니 芙蓉三九朶

달빛 서리 위에서 차갑기만 해라. 紅墮月霜寒


▲국립발레단

국립발레단(예술감독 강수진)은 1962년 창단된 대한민국 최초의 직업발레단으로, 한국 발레역사의 상징과도 같다. 약 60년에 가까운 시간동안 수많은 무용수와 안무가, 그리고 훌륭한 예술감독과 작품 덕분에 국립발레단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그 위상을 인정받고있다. 현재 국내 최정상 무용수 60 여 명과 세계적인 명작들을 레퍼토리로 보유하고 있으며, 정기공연을 비롯한 다양한 공연을 통해 끊임없이 관객들을 찾아가고 있다.

국립발레단의 대표적인 전막 작품으로는 유리 그리고로비치의 <백조의 호수>, <호두까기인형>, <스파르타쿠스>, <라 바야데르>, 파트리스 바르의 <지젤>, 마르시아 하이데의 <잠자는 숲속의 미녀>, 존 크랭코의 <말괄량이 길들이기> 등을 꼽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우베 숄츠의 <교향곡 7번>, 글렌 테틀리의 <봄의 제전>, 조지 발란신의 <세레나데>, 크리스티안 슈푹의 <안나카레니나>, 레나토 자넬라의 <마타하리> 등을 연이어 선보이며 클래식 발레에서 모던 발레, 네오 클래식 발레, 드라마 발레 등 폭넓은 장르로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있다. 

국립발레단은 고유의 창작발레 레퍼토리 개발에도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는데, 각각 설화와 고전시를 배경으로 한 <왕자호동>, <허난설헌-수월경화>등이 대표작이다. 2019년 발표한 신작 <호이 랑> 역시 한국적 이야기를 서양의 몸짓으로 풀어낸 작품으로 한국 창작발레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국립발레단의 고유 레퍼토리로 자리매김 해나가고 있다.

국립발레단은 2015년부터 시작된 안무가 육성 프로젝트인 <KNB Movement Series>를 통해 단원들이 무용수 뿐만 아니라 안무가로서의 역량을 발휘할 기회를 마련해주고 있다. 이는 신진 안무가 발굴을 통한 무용수의 제2의 인생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을 뿐만 아니라 일회성 공연에 그치지 않고 하나의 탄탄한 작품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국립발레단의 레퍼토리 개발에도 한몫을 하고 있다. 국립발레단 국내외에서 다양한 공연과 교육, 공익사업을 펼치며 한국을 대표하는 발레단으로서, 대한민국 문화예술의 우수성을 전 세계로 널리 알리는데 기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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